스쿠버다이빙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 종합적 분석
1. 압력 변화와 기계적 손상: 바르트라우마(Barotrauma)의 위험
스쿠버다이빙에서 가장 직관적이고 즉각적인 인체 영향은 ‘압력 변화’에 따른 기계적 손상이다. 수심이 깊어질수록 주변 수압이 커지므로 신체 내 기체가 차지하는 부피는 보일의 법칙(Boyle의 법칙)에 따라 줄어들고, 반대로 상승하면 기체 부피가 팽창한다. 이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압력평형(이퀄라이징)을 적절히 하지 못하면 중이(耳)·부비동(코 옆 공간)·폐·안면·치아 등 공기 공간을 가진 조직에서 압력 불균형이 발생하여 통증과 출혈, 심하면 고막 파열이나 폐과 팽창(폐포 파열)에 이르는 치명적 손상을 초래한다. 특히 중이 바르트라우마(ear squeeze - 부비동 압착)는 다이빙 손상 중 가장 흔하며, 초보자뿐 아니라 경력자도 급격한 하강이나 감기·알레르기 등으로 이퀄라이징이 안 되면 겪을 수 있다. 마스크와 안면부의 압력 불균형(마스크 스퀴즈 - 마스크 압착) 또한 출혈과 피부 손상을 만들 수 있으므로, 하강 시 코로 가볍게 숨을 불어넣어 마스크 내부 압력을 맞추고, 귀의 이퀄라이징을 ‘자주·미리’ 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평상시 상기도 감염, 비중격 만곡, 알레르기성 비염 등으로 이퀄라이징이 어려운 사람은 사전에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진단을 받는 것이 권장된다.
2. 기체학적 영향: 감압병(Decompression sickness)과 질소 마취(Nitrogen narcosis)
다이빙 중 호흡하는 압축 공기(또는 혼합 기체 = 다이빙에 사용하는 공기통)가 혈액에 녹아드는 기체량은 헨리의 법칙에 따라 수심·시간에 비례해 증가한다. 상승 과정에서 이 혈액 속 녹아든 기체가 과도하게 빠져나오면 혈관이나 조직 내에서 기포가 형성되어 여러 장기에서 '감압병(DCI/DCS)'을 일으킨다. (앞서 말한 압착 증상도 이와 관련있다.) DCS는 관절 통증(소위 '벤즈'), 피부 변화, 신경학적 증상(어지러움·마비·의식 저하) 등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며, 가장 중요한 위험요소는 다이브 프로파일(수심·체류시간)과 상승속도다. 다이버는 컴퓨터와 감압테이블을 통해 체계적으로 감압 계획을 세우고, 과도한 운동이나 탈수, 흡연, 고강도 운동은 감압 스트레스를 악화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감압병 발생 시 최우선 처치는 고압산소치료(하이퍼바릭 옥시전)이며, 초기에 적절한 재압치료가 예후를 결정한다. 한편 질소 마취는 수심이 깊아질수록(일반적으로 약 30m 내외에서 뚜렷) 질소의 신경억제 효과로 인해 인지·판단력 저하, 기분변화, 반응 지연을 유발할 수 있다. 보통 질소 마취에 대해 알코올 섭취 시 나오는 반응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질소 마취는 개체별 감수성 차이가 크고, 심할 경우 사고로 이어지므로 깊은 다이빙에서는 혼합기체(예: 헬륨 혼합) 사용이나 즉시 상승으로 대응한다. 이러한 기체 관련 리스크는 다이브 프로파일 관리, 보조기체 사용, 충분한 교육과 버디 시스템으로 크게 줄일 수 있다.
3. 산소 관련 독성·폐·심혈관 영향과 전신적 스트레스
다이버가 흡입하는 기체 중 ‘산소’는 생명에 필수적이지만, 부분압이 높은 상태에서는 독성을 보인다. 특히 기술 다이빙에서 고농도 산소에 장시간 노출되면 중추신경계 산소중독(CNS-OT) 및 급성산소중독으로 발작을 유발할 수 있고, 장시간 노출 시 폐 손상(폐 섬유화 위험을 포함하는 폐 산소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산소중독의 위험도는 산소의 부분압(깊이와 혼합비), 노출 시간, 활동도에 따라 달라지며, 이를 관리하기 위해 기술 다이버들은 PO₂(산소분압) 제한과 노출 시간 계산을 엄격히 적용한다. 또한 물속에서의 체온 손실(저체온)은 심박과 혈관 저항을 변화시키고, 물의 부력과 압력은 순환계에 즉각적 영향을 미쳐 '침수 이뇨(immersion diuresis)' 등 체액 배분 변화를 일으킨다. 고령자나 기저 심혈관 질환(관상동맥질환, 고혈압, 부정맥 등)을 가진 사람은 다이빙 중 급성 심장마비 등의 사고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사전 심장 평가가 권장된다. 폐과 팽창(예: 과다한 상승으로 인한 폐의 기체 팽창)은 기흉·공기색전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숨 참기’ 금지와 규정된 호흡법 준수는 절대적이다. 또한 만성적으로는 과도한 호흡기 부담과 직업적 잠수(장시간·반복 노출)가 폐 기능 저하와 연관될 수 있으므로 작업·산업 다이버는 정기 건강검진과 폐기능 검사가 필요하다.
4. 행동·예방·특별 주의사항: 안전 수칙과 금기
스쿠버다이빙의 인체 영향은 대부분 '예방'과 '행동 수칙'으로 크게 줄일 수 있다.
우선 기본 원칙은 적정한 교육·계획·장비 점검·버디 체계다. 다이빙 후 바로 항공기 탑승과 같은 급작스러운 고고도 노출은 감압병 위험을 높이므로 표준 권고(단일 무감압 다이브 후 최소 12~24시간, 반복·감압 다이브는 더 긴 대기 시간 적용)를 지켜야 한다. 또한 임신 중 다이빙은 태아에 대한 영향과 재압치료 시 문제(모체와 태아에 미치는 영향 불확실성)가 있어 대부분의 다이빙 기관이 금기를 권고하므로 임신을 계획 중이거나 임신한 경우 다이빙을 중단하는 것이 안전하다. 만약 다이빙 후 이상 증상(관절 통증·피로·저림·호흡곤란·현기증 등 감압병과 관련된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휴식하고 전문 의료기관(가능하면 다이빙 의학 전문)으로 이송해 평가와 필요 시 재압치료를 받아야 한다.
다시 말해 스쿠버다이빙이 인체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은 다양하고 여러 연구를 통해 알려져있으므로, 올바른 교육·기술·보건 평가·위험 인지 및 행동수정으로 대부분 줄일 수 있고 특히 감압병·기체독성·바르트라우마의 기본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것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안전한 다이빙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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