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쿠버다이빙

스쿠버다이빙 후 탈진 원인과 건강 관리 방법

lupintheone-1 2025. 9. 9. 01:35

스쿠버다이빙 후 탈진 원인과 건강 관리 방법

1. 다이빙 후 탈진이란 무엇인가? — 단순 피로와 위험 신호 구분

스쿠버다이빙을 마친 직후 많은 다이버가 느끼는 현상이 바로 다이빙 후 탈진(post-dive fatigue)이다. 다이빙 자체가 체력을 소모하는 활동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일정 수준의 피로는 정상적이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한 ‘피곤함’과 의학적 주의가 필요한 ‘위험 신호’의 구분이다.
일반적인 피로는 호흡과 체온 조절, 웨이트와 다이빙 장비를 착용한 상태에서의 움직임, 수중에서의 에너지 소모 때문에 발생한다. 충분한 휴식과 수분 보충으로 회복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 갑작스럽고 극심한 탈진, 동반되는 혼돈, 균형 감각 상실, 어지러움, 근육 조절 장애 등은 단순 피로가 아니라 감압병(Decompression Sickness, DCS)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 감압병은 다이빙 중 수압으로 인해 혈액 속에 녹아든 기체 기포가 다이빙 후 혈관과 조직을 막으면서 다양한 신체 손상을 일으키는 잠수 질환이다. 따라서 다이버가 다이빙 후 예상치 못한 심각한 피로를 경험한다면 단순 휴식에 의존하기보다 즉시 의료적 평가와 응급 처치가 필요하다. 이처럼 탈진의 정도와 양상을 구분하는 것은 다이버의 생명과 직결될 수 있는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스쿠버다이빙 후 탈진 원인과 건강 관리 방법


2. 탈진의 주요 원인 — 체내 기전의 다층적 작용

다이빙 후 피로가 단순히 체력 소모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이유는, 수중 환경이 인체에 여러 생리학적 스트레스를 동시에 부과하기 때문이다.

  • 탈수(Dehydration) : 압축 공기를 호흡하는 과정에서 수분이 소실되고, 차가운 수온 속에서 발생하는 ‘침수 이뇨’가 체액을 더 감소시킨다. 탈수는 두통·집중력 저하·피로를 가속화하고 감압 스트레스도 악화시킨다.
  • 에너지 고갈 : 물 속에서 장비를 착용하고 유영하는 것은 육상에서보다 에너지 소비가 크다. 충분한 영양 섭취 없이 반복 다이빙을 하면 혈당 저하가 발생해 탈진을 더 심하게 느낀다.
  • 미세기포와 염증 반응 : 다이빙 후 체내에 남은 질소가 완전히 배출되지 못하면 미세기포로 남아 국소 조직 손상과 염증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 이 과정은 신체적 피로감, 무기력, 근육통을 일으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 체온 손실 : 물의 열전도율은 공기보다 25배 높다. 따라서 다이빙 시 체온 손실은 공기 중에서보다 훨씬 빠르다. 웻수트 없이 장시간 잠수하거나 수온이 낮은 환경에서는 저체온이 진행되어 신체 대사율을 떨어뜨리고 인지 능력을 저하시켜 탈진으로 이어진다.
  • 정신적 스트레스 : 수중 환경에 대한 불안, 장비 문제에 대한 긴장, 버디와의 소통 실패 등은 심리적 피로를 더한다. 실제 연구에서는 다이빙 후 탈진이 단순한 신체 요인뿐 아니라 심리적 요인에도 크게 좌우된다고 보고한다.

3. 응급 대처와 회복 관리 — 현장에서의 체크리스트

다이빙 직후 극심한 피로가 나타난다면 단순히 누워 쉬기보다는 체계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 산소 공급 : 모든 잠수 후 응급 상황에서 가장 먼저 고려되는 것은 고농도 산소 투여다. 고압 산소는 다이빙 중 혈액 속에 녹아든  질소의 제거를 돕고, 조직 산소화를 개선해 피로와 감압병 위험을 동시에 줄인다. 가능하다면 다이버용 응급 산소 키트를 상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수분 보충 : 다이빙 후에는 물이나 전해질 음료를 소량씩 자주 섭취해야 한다. 단번에 많은 양을 마시면 오히려 이뇨를 촉진해 탈수를 악화시킬 수 있다.
  • 보온 유지 : 체온 저하는 피로 회복을 방해한다. 다이빙 중 수중 열전도율로 인해 평상시보다 체온이 떨어진다. 드라이수트·웻수트 착용 후에도 다이빙이 끝나면 빠르게 건조한 옷으로 갈아입고 따뜻한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다.
  • 영양 보충 : 단순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함께 섭취하면 에너지 회복이 빠르다. 과음·카페인 과다 섭취는 피로를 오히려 악화시키므로 삼가야 한다.
  • 의학적 평가 : 피로가 단순히 ‘피곤함’을 넘어서 신경학적 증상(마비, 균형 장애, 언어 이상 등)으로 진행한다면 즉시 전문 의료기관에 내원해야 한다. 이 경우 고압 산소치료(HBOT)가 필요할 수 있다.

또한 다이빙 후 바로 항공기를 타거나 고지대로 이동하는 것은 피로뿐 아니라 감압병 위험을 높이므로 최소 18~24시간은 안정적인 환경에서 대기하는 것이 권장된다.


4. 장기적 건강 관리와 예방 전략

다이빙 후 탈진을 예방하고 건강을 지키려면 사전·사후 관리가 모두 중요하다.

  • 사전 관리 : 다이빙 전날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과음이나 무리한 운동을 피하며, 체력과 영양을 보충한다. 특히 당뇨, 고혈압, 천식 같은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다이빙 전 전문의 상담을 거쳐야 한다.
  • 안전한 다이빙 수행 : 천천히 하강·상승하고, 안전 정지를 준수하며, 무리한 반복 다이빙을 피하는 것이 피로를 줄이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다. 또한 장비는 몸에 맞게 조정하고, 버디와 지속적으로 소통해야 한다.
  • 사후 관리 : 다이빙 후 충분히 수분을 섭취하고, 영양 균형을 맞추며, 일정 시간은 조용하고 안정적인 휴식을 취해야 한다. 사우나나 열탕, 과도한 운동은 혈액순환 변화를 촉진해 피로와 감압병 위험을 동시에 높인다.
  • 장기적 건강관리 : 직업 다이버나 빈번히 다이빙하는 사람은 주기적으로 폐기능 검사, 심장검진, 청력 검진을 받아야 한다. 또한 로그북에 자신의 다이빙 기록과 피로 정도를 함께 기록해 장기적 패턴을 분석하면 자기 관리에 큰 도움이 된다.